<일본 의대 치대 합격후기>
나는 원래 약대를 다닌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2023년 11월 EJU 시험을 치른 후,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EJU 점수를 활용해 공대에 지원할까 생각했지만, 나이도 있고 이제 와서 공학을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군대에서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았고, 재활 기간이 1년 가까이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의학 분야에 관심이 생겼다. ‘이미 늦은 김에 1년을 더 투자하자’는 마음으로 일본 의대를 알아보던 중, 정윤정 선생님의 블로그를 보고 연락하게 되었고, 그렇게 1년간 함께 공부하게 되었다.
오랜 공백이 있었던 만큼, 공부를 다시 시작했을 때 가장 큰 문제는 기초 개념이 많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어려운 문제는 풀 수 있었지만, 오히려 기본 개념이 필요한 쉬운 문제에서 실수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혼자 공부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고, 선생님의 기초 수업을 들으며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보완해 나갔다. 특히 일본 의대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 중 하나가 생물인데, 국내에서는 이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강사가 거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윤정 선생님의 수업이 큰 도움이 되었다. 일본 입시의 특성상 생물 문제의 난이도가 상당한데, 이를 대비하기 위해 꾸준히 심화 학습을 병행했다.
일본 의대 입시는 단순히 학업 실력만으로 도전하기 어려운 시험이다. 문제 자체의 난이도보다도 일본어 실력이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유학생 전형이 있는 쥰텐도대학이나 국제의료복지대학 같은 경우, 외국인 전형 문제의 난이도는 사립 치대 수준이지만, 일반 전형으로 지원하면 일본인과 동일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즉, 일본어로 된 이과 문제를 풀고, 소논문을 작성하며, 면접까지 준비해야 하는 것이 일본 의대 입시의 현실이다. 이런 점에서 일본어 실력이 부족하다면 아무리 학업 성적이 뛰어나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통어학원 일본 원어민 선생님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일본에서 이과 수험을 준비했던 경험이 있는 선생님들이라, 소논문 지도는 물론 면접 예상 질문과 스크립트 작성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국제의료복지대학의 경우, 외국인 전형에서만 건강 체크리스트(健康チェックシート) 제출을 요구하는데, 이는 다른 의대나 일반 전형에서는 요구하지 않는 항목이었다. 나는 아무런 의심 없이 나의 질병 이력을 모두 기재했지만, 1차 시험 후 개별 면접에서 신경병이 얼마나 심각한지, 일상생활에는 문제가 없는지 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당시 나는 일상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었고, 시험과 관련해서도 불리할 거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면접관들의 반응을 보니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곧바로 수술 후유증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발병했던 것이고 현재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며 어필했지만, 면접관들은 별다른 추가 질문 없이 바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그 순간 직감적으로 합격이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예상대로 외국인 전형에서 탈락하게 되었다. 이런 부분은 일본 의대 입시에서 유학생들이 특히 조심해야 할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시험 난이도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자면, 도쿄치과대학의 경우, 기출 문제와 유사한 수준의 평이한 난이도의 문제가 출제되었다. EJU를 준비한 학생이라면 충분히 풀 수 있는 시험이었다. 반면, 이와테의과대학과 도호쿠의과약학대학은 일본 의대 중에서도 중위권에 속하며, 시험이 객관식(마크식)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일본어 서술형 답안을 작성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도쿄치과대학보다는 다소 어려운 편이었지만, 학원 수업에 집중하고 개념을 충분히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 수준까지 학습하면 합격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시험을 치렀고, 최종적으로 합격할 수 있었다.
도쿄의과대학은 일본 사립대 중 TOP 5를 오가는 상위권 대학으로, 과거 문제를 풀어봤을 때도 문제 수준이 높고 시험 시간이 촉박했다. 일본 의대 중에서도 논문에 나온 내용을 그대로 가져와 빈칸을 채우게 하거나, 논문 내용을 보고 본인의 의견을 서술하도록 하는 문제를 출제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번 도쿄의과대학 생물 시험에서 가장 특이했던 문제는 다음과 같았다.
"철새들은 태양이 떠 있는 12시간 동안 자신의 위치 및 북쪽 방향을 인지하고 귀향 행동을 보인다. 태양을 볼 수 있는 시간을 6시간으로 강제했을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가?"
이 문제는 CLK/CYC 이중체에서 per, tim, vri, pdp 전사전령이 어떻게 생체에서 활동하는지와 관련된 문제였다. 당연히 고등학교 교과서나 일반 참고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의 내용이었다. 더욱이, 시험이 끝난 후 면접에서도 시험에서 쓴 답변을 바탕으로 추가 질문을 받았다. 이런 서술형 문제에서 어떤 식으로 논리적으로 답변을 작성하느냐가 일본 상위권 의대들의 합/불을 결정짓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여러 의대를 합격한 지금, 나는 2월 25일 도쿄의과치과대학 및 국립대 시험을 준비 중이다. 1년간 많은 도움을 주신 정윤정 선생님과 정통어학원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일본 의대 입시는 단순히 공부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일본어 실력, 소논문 작성 능력, 그리고 면접 준비까지 모든 것이 종합적으로 평가되는 시험이다. 특히 각 대학이 요구하는 의사로서의 자질과 학교의 교육 이념을 철저히 숙지하고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학생으로서 일반 전형에 도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길이지만, 목표를 확실히 하고 준비한다면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남은 면접을 준비할 예정이다.
[출처] #일본의대합격후기 #도쿄의과합격 #토호쿠의대합격 #이와테의대합격|작성자 정윤정EJU아카데미




